체게바라, 혁명의 경제학 / 헬렌 야페 지음, 류현 옮김 / 실천문학사

‘혁명과 저항의 아이콘’ 체 게바라(1928~1967)에 대한 전기나 주변인의 회고록 등은 그동안 숱하게 나왔다. 그런 만큼 이제 체 게바라에 대한 전기 유의 책이라면 식상할 법하다. 이 책은 그동안 혁명가 혹은 낭만주의자의 이미지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경제 관료로서 그의 지성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는 ‘행적’에 초점을 맞췄다.

새롭게 발굴한 자료와 그의 동시대인들 및 동지들과 나눈 인터뷰를 토대로 저자는 게바라가 쿠바 정부 각료로서 산업 조직, 경제 관리, 사회주의 정치경제 논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밝히고 기록한다. 1959년에서 1965년까지 쿠바혁명정부의 국립은행총재, 산업부흥부장, 산업부장관으로 게바라가 했던 일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책에 따르면 게바라는 미국 기업들의 앞선 생산·관리 기법들에 기초해 당시 사회주의에서는 독특한 경제관리시스템인 예산재정시스템을 고안했다. 이 시스템은 교육과 훈련 장려, 관리 통제 수립, 노동자들의 관리 참여 독려, 그리고 의식 고양 같은 정책들도 포함했다. 이뿐만 아니라 심리학을 관리 수단의 하나로 적극 도입했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