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른바 ‘산낙지 사망 사건’과 관련,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산낙지를 먹다 질식사한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2년 전에 발생한 사건 당시 20대였던 이 남성은 자신의 여자친구가 산낙지를 먹다가 질식해 숨졌다고 주장, 세간의 이목을 모았었다.

검찰은 단순 사고사로 처리됐던 사건에 대해 문서 정밀 감정과 최면 수사 등 과학 수사 기법을 사용, 이 남성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사건 발생 2년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다.

인천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배성범)는 2일 여자친구를 입과 코를 막아 살해한 뒤 산낙지를 먹다가 질식해 숨졌다고 속여 보험금 2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살인 등)로 A(3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0년 3월 여자친구 윤모(사망 당시 22세)씨에게 2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같은 해 4월8일 보험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에서 본인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수익자변경신청서를 위조해 보험사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모텔에서 윤씨의 입과 코를 막아 질식시켜 뇌사 상태에 빠뜨린 뒤 낙지를 먹다가 질식사했다고 외부에 알린 것으로 수사 결과 밝혀졌다. 검찰은 정밀 감정을 통해 A씨의 서류 위조 사실을 확인했고 질식사의 유형을 정밀 분석해 보험금을 노린 김씨의 계획적인 범행으로 결론짓고 조만간 A씨를 기소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2010년 4월19일 오전 3시쯤 인천 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낙지 4마리를 구입한 뒤 윤씨와 함께 인근 모텔에 투숙했다. 잠시 뒤 A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모텔 카운터에 전화해 “낙지를 먹던 여자친구가 쓰러져 호흡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씨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고 결국 숨을 거뒀다. 사건은 A씨의 증언을 토대로 질식으로 인한 단순 사고사로 처리됐고 윤씨의 시신은 화장됐다.

하지만 5개월 뒤 윤씨 유족들이 윤씨가 사건 발생 한 달 전 2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검찰에 알리면서 사건은 급반전됐다. 수령자는 다름 아닌 A씨였다. A씨는 윤씨가 사망한 직후 보험금 2억여원을 챙겼고 연락을 끊은 뒤 잠적해 버렸다. A씨는 지금까지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민환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