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지난 19일 해군이 서귀포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에 대한 발파를 진행하면서 강정마을 일대는 연일 찬반집회가 이어지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구럼비 발파 문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국책사업과 맞물려 있어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찬반이 극명히 갈려 대립하고 있다. 여당과 국방부 등 기지 건설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국가 안보뿐만 아니라 제주도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구럼비 발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과 환경단체 등은 기지건설 공사는 안보상 이유도 불분명할 뿐 아니라 경제적 타당성도 없는 상황에서 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공사를 강행해선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구럼비 바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논의의 핵심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돼야 한다”며 “환경단체 입장에서는 물론 반대하겠지만 안보나 국가 경영의 관점, 제주 지역 관광 활성화 차원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구럼비 발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주에 지역구를 둔 김재윤 민주통합당(민주당) 의원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구럼비 발파의 명분이 없다”며 “19대 국회에서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지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켜 정부의 일방적 공사를 중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구럼비 바위를 둘러싼 갈등 확산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공사 강행을 지시한 뒤 갈등이 고조되고 더 큰 불행을 자초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군통수권자로서 공사 중단을 지시해 주기를 도민이 요청하고 있고 해군기지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해법을 마련하고 문제를 푸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 의원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누차 이야기하지만 노무현 정권 때 시작됐던 사업으로 한명숙 민주당 대표 역시 필요성을 이야기했던 만큼 지역과의 협의는 필요하지만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하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