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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 매매가격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건축 소형의무비율 확대 등의 여파로 강남구뿐만 아니라 서초·송파·강동구의 재건축아파트 매매가도 속락하고 있지요. 물론 재건축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6단지도 많이 떨어졌고요. 가히 ‘재건축아파트 수난시대’라고 할 만합니다.

재건축단지 대명사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41㎡와 50㎡는 올 들어서만 면적별로 1500만~3000만원 떨어졌지요. 개포주공1단지 41㎡는 1월 6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2월에 6억51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3월 들어서는 1월보다 3000만원 이상 떨어진 6억5000만원 이내 시세를 형성한 곳도 있습니다. 또 강동구 가락시영아파트 39㎡가 5억6000만원대에, 둔촌주공1단지 58㎡도 6억1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72㎡도 10억원대 매물이 있고,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단지도 올 들어 면적별로 2000만원가량 하락하면서 66㎡가 4억원대에, 88㎡가 5억원대 후반까지 떨어졌습니다. 88~89㎡의 매매가격으로 따지면 2005년 4월 수준에 근접했지요.

재건축아파트가 이처럼 속락함에 따라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올해 4~9월 사이가 매수시기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사실상 바닥권에 다다랐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죠. 그렇다면 재건축아파트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은 언제, 어디를 사야 내집 마련도 하고 재테크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한국 경제, 물가, 서울 주택 공급 등 여러 가지 변수가 현 상황대로 유지된다면 매수시기와 매수가격대를 가늠해 볼 수 있겠지요.

서울시의 정책 규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3월 말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매매가는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외적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4월 이후 싼 급매물을 중심으로 소극적인 매수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지요. 지역은 강남구 개포주공 단지나 송파구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가 투자 측면에서는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이 낮은 목동아파트에도 기회가 있습니다. 2006년과 2007년 최고가 대비 3월 말 가격이 워낙 많이 떨어져 있는데 종 상향(2종주거지역에서 3종주거지역으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지요.

재건축사업이 일정대로 추진된다면 투자 가치가 높습니다. 하지만 재건축사업은 추진 과정의 변수가 많은 데다 소요기간이 길어 투자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실수요자들은 서울 재건축사업 기간(안전진단에서 준공·입주까지)이 평균 10년 걸린다는 점을 알고 투자해야 합니다.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