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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문제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특별히 예외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지만 정치권은 원칙적인 입장만 표시한 채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여야가 앞다퉈 복지공약 재원 마련을 위해 세제개혁안을 발표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22일 문화일보가 ‘4·11 국회의원 총선거’ 기획 시리즈로 선정한 10개 어젠다 중 첫번째인 ‘종교인 과세’에 대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의 공약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은 모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주영 새누리당 의장은 “종교 과세는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 문제로 부처의 장관이 검토한다고 해서 일일이 관련 정책을 마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장 역시 “종교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코멘트”라며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기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여야가 ‘종교인 과세’에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총선 표심과도 무관치 않다. 정치권은 4·11 총선을 코앞에 두고 기독교와 불교 등 당락을 결정짓는 ‘표밭’ 자극을 꺼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역대 정치권에서 종교와 관련한 언급으로 홍역을 치른 사례는 상당하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고양덕양갑에 출마했던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종교기관을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가 하는 것을 보면 거의 절망적이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종교 기관에서는 집단 반대투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임시국회를 앞두고 이슬람채권에 면세 혜택을 주는 세제개편안(이슬람채권법) 처리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교단대표들이 안상수 새누리당 전 대표 등 지도부와 만나 “이슬람채권법을 찬성하면 낙선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종교인 과세’ 문제는 2006년 국세청이 재정부에 종교인의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보고 과세해야 하느냐는 유권해석을 의뢰한 이후 종교계와의 갈등을 의식한 정부가 6년 넘게 유권해석을 미뤄오면서 장기미결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김동하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