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근·서울 동작구

지난 10일자 문화일보 ‘미, 34년만에 첫 원전 건설 승인’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미국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스리마일섬 원전사고 이후 중단했던 신규 원전 건설허가를 최근 내주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스리마일섬 원전사고 후 신규 원전 건설을 전면 유보했다고 기사에 표현했는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신규 건설이 이뤄지지 않은 데에는 경제적 이유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리마일섬 원전사고 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원전의 안전에 관련된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안전관련 규정을 강화한 것은 곧바로 건설단가 상승을 초래했고, 건설단가 상승은 발전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일반 석탄이나 석유를 사용하는 발전소의 발전단가는 오히려 내려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스리마일섬 원전사고 직후 석탄이나 석유 단가는 현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았기 때문이다. 이런 중에 신규 원전을 건설해 전력을 판매한다는 것은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파산을 자초하는 길일 수도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 30여년간 신규 원전 건설 대신 기존 원전의 설비를 개선해 효율과 가동률을 높여 그동안 몇 기의 원전을 새로 지은 효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 세계적 유가 상승과 기후변화로 이제는 원전이 가장 경제적이고 적절한 에너지원임이 입증돼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 붐이 일어났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 가격상승과 기후변화로 이제는 신규 원전도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신규 원전건설 붐은 다소 식었지만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불황과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파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직까지는 원전이 유일한 방안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