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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보트를 이용해 정해진 코스를 돌아 순위를 가리는 경정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17일 의정부지방검찰청이 브로커에게서 수억원의 돈을 받아 챙기고 경정 승부를 조작한 혐의(경륜경정법 위반)로 스타급 경정 선수 A씨를 최근 구속하고 브로커 B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출주하는 경주에 대해 예상 입상순위를 총 17회에 걸쳐 B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미리 알려주고 그 대가로 2억7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동료 선수들과 공모해 순위를 조작하고 사례금도 나눠 가졌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 집중 캐묻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치러지는 경주 하루 전 경기 하남시 미사동에 있는 경정장 숙소에 입소한 뒤 자신의 출주 경주에 대해 B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미리 예상입상순위를 전송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대로 경주권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사업본부 소속 2기 선수로 스타급 선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최근 개인 신상 문제를 이유로 들어 선수단에서 탈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정 경주를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사업본부는 선수들과 브로커의 승부조작 사실에 대해 일단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정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A씨가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해 그런 줄 알았다”면서 “승부조작 혐의 내용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세력과 승부조작 방지를 위해 선수 숙소 입소시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숙소에 검색대까지 설치하고 있는데 A씨가 어떻게 휴대전화를 사용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정사업본부측 역시 경주가 있을 경우 모터보트를 주기적으로 교체해 선수들에게 배정하기 때문에 승부조작은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는 ‘승부조작이 의심된다’ ‘관할 기관의 대책들을 요구한다’는 의혹의 글들이 이미 다수 올라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