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이것이 아이디어다 / 존 판던 지음, 강미경 옮김/웅진지식하우스

인류를 뒤흔든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지난해 영국 네티즌이 꼽은 인류 최고의 아이디어로 ‘인터넷’이 꼽혔다. ‘문자’와 ‘피임’, ‘음악’, ‘불’이 그 뒤를 이었고, ‘진화론’, ‘하수도’,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이 10위 내에 들었다.

지난 2010년 영국의 출판사 아이콘북스 편집진은 영국의 베스트셀러 저술가인 존 판던에게 ‘인류가 만든 수많은 사상과 이념, 제도와 발명품 중에서 무엇을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를 알아보고 그 결과를 책으로 묶어 낼 것을 제안했다.

저자는 동시대 지식인 11명과 함께 아이디어 후보 50개를 선정하고 수천 명에 달하는 네티즌 투표를 토대로 순위를 매겼다. 저자는 책에 영국 네티즌이 참여해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발상을 뽑은 결과를 담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사상도 위대한 아이디어로 평가됐다. 마르크스주의는 ‘20세기를 지배한 혁명의 엔진’으로 27위에, 자본주의는 ‘가까스로 살아남은 자유와 탐욕의 동반지대’로 42위에 올랐다. 인권 보호와 양성 평등 운동을 이끌어 낸 사회 제도 역시 이름을 올렸다. ‘노예제 폐지’가 6위, ‘여성 해방’은 19위, ‘복지 국가’는 41위에 각각 올랐다.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준 도구도 상위권에 등장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10위, 전화가 16위, 전기는 22위를 차지했다. 먹을거리로는 ‘빵’과 ‘포도주’가 각각 18위,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운 대목은 중국어 간자체가 29위에 오른 점이다. 중국은 한자를 대폭 간소화한 간자(簡字)를 적극 밀고 있는 반면, 대만은 간자 보급을 저지하기 위해 기존의 한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리려고 애쓰고 있는 등 여전히 뜨거운 쟁점으로 남아있다.

각각의 아이디어에 대한 저자의 설명엔 철학과 과학, 물리학과 수학, 문학과 예술, 역사와 현대 사회 이슈 등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저술작업을 해온 저자의 폭넓은 ‘교양’이 베어있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