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산 제품의 글로벌시장 확대에 결정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염곡동 KOTRA 본사에서 열린 ‘한미 FTA시대, 중소기업에 새로운 길 열렸다’ 설명회에서 미국 금융학계 원로인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적인 조짐도 있지만 주택경기 부진과 15.6%에 달하는 실질 실업률, 진정되지 않는 유럽 재정위기, 이란 핵개발에 따른 유가 불안정 등 불안요소로 인해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상황인 만큼 한미 FTA 발효 시 한국산 제품 구매에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KOTRA가 수혜시장별 진출확대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설명회는 접수 초반부터 500개사 이상이 몰려 조기에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디팍 파텔 포드사 구매담당 매니저는 “한미 FTA로 관세가 철폐되면 글로벌 아웃소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 완성차업체들이 한국부품 구매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한 브래들리 인터내셔널 이사는 “섬유제품에 대한 평균 13.1% 관세 철폐로 한국의 수출여건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0.1%에 그치고 있는 미국 연방조달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오에스티 글로벌 솔루션즈사의 올레시아 스모트로바 테일러 사장은 “과거 조달실적 제출의무가 금지되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미국 현지 중소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 우대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진정 샌들러 트레비스 로젠버그사 변호사는 “대미 통관절차가 48시간 이내로 대폭 간소화되는 등 납기단축으로 한국기업의 비가격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며 “원산지 사후검증에 대비해 증빙서류를 철저히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