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바로 ‘정치 리더십의 위기’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사가인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 등 학계, 경제계 전문가들은 정부, 의회 등 정치리더십의 교착상태로 인해 ‘서구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올 한해 미국 등 각국의 선거가 위기돌파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1일 각계 전문가들의 2012년 전망을 전하면서 “중국 등 신흥경제국으로의 경제파워 이동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지만 서구 민주주의의 위기로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유례없는 규모의 정치적 격변과 함께 제2의 글로벌 경기후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퍼거슨 교수는 현 상황을 ‘역사적인 파워 이동’으로 분석한다. 그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 500여년간 서구인들은 자신의 경제시스템과 정치시스템을 최고로 여겨왔지만 이런 주장은 이제 우리시대에 와서 매우 공허해지고 있다”며 “정부에 대한 공공의 신뢰추락에서 나타나듯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서구 제도의 보다 광범위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차관을 역임한 헤더 콘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악화되는 ‘정치마비현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리더십이 없으면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해야할지 모르게 되는데 서구 세계가 지금 바로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 불확실한 (새로운) 길을 강요받거나, 급진적인 방향을 취할 지도자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100년후’란 저서로 잘 알려져있는 지정학자 조지 프리드먼은 “2012년에는 중국도 (서구와 같은) 정치적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최근 중국 내 각지에서 민중폭동이 일어나는 등 벌써부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과 유럽, 중국이 이 같은 위기에 놓인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 군사의 중심이 위기에 놓인다는 의미인데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