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학을 공부하는 내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기분이었습니다. 별의 지도를 올려다보면서 책 더미를 유랑하던 어느 날, 어쩌면 글쓰기로 이 길고 긴 항해의 궤적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겨우 부표 하나를 띄운 것으로 이렇게 칭찬을 받으니 감사하면서도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튼실한 부표의 사슬을 엮어가면서, 누군가의 항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지금껏 문학 안에 머무른 것은 별이 빛나는 창공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 덕분입니다. 천장에 별자리를 새기는 딸에게 목말을 태워 주시던 아빠, 열세 살 생일에 쌍안경을 선물해 주신 엄마, 두 분의 응원과 기다림이 헛되지 않아 다행입니다. 색이 바랜 문학전집을 물려주신 것을 늘 안타까워하셨던 부모님, 오래된 얼룩에서 발견한 귀한 마음,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제멋대로 그린 성도에서 북극성의 위치와 비뚜름한 자오선을 바로잡아 주신 황종연 선생님, 감사합니다. 암호로 가득한 책 속에서 헤매고 낙심할 때마다 자상하게 길을 일러 주시는 선생님께 배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삶과 공부의 지침을 주시는 동국대 국문과 선생님들께 고맙습니다. 겸손한 자세로 더 열심히 배우고 따르겠습니다. 심사위원 서영채 선생님, 선생님의 선택과 판단을 저버리지 않도록 의미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애쓰겠습니다.

가까이에서 평론가의 안목을 엿보게 해주신 서희원, 복도훈 선생님, 그리고 허병식, 조형래 선생님을 비롯한 스터디 식구들, 부족한 후배를 다독여 가르치는 선배님들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대학원 생활에 의지가 되는 동기, 친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전히 소녀 같은 언니들, 소연, 혜선, 샘, 희진, 손 내밀면 닿을 곳에 있어 줘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주의 깊게 살핀 당신에게 부디 행간과 여백에 수줍게 숨겨놓은 감사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길 빕니다. 별의 반짝임보다 별을 둘러싼 어둠을 주시하면서, 홀로 빛나는 글이 아니라 세상을 비추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1986년 서울 출생

▲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