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대형 악재에도 시장 잠잠… 집값 ‘바닥’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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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사태에도 불구, 부동산 시장은 의외로 잠잠합니다. 서울 성동구 답십리, 인천 송도 등 수도권에서 최근 분양에 들어간 건설사들의 본보기집(모델하우스)에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문의전화도 꾸준하다고 하네요.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악재와 북한 리스크(위험)가 맞물리는데도 부동산시장이 큰 반응이 없는 것은 그동안 시장이 워낙 침체된 탓으로 보입니다.

사실 부동산시장은 북한 리스크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의 특이한 변동 요인이 시장에 충격을 주거나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 적이 사실상 없었지요.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이나 2000년 이후 북한의 잇따른 도발 사건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김 주석 사망 전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면서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안정세를 보였지요. 연평도 도발 등 2000년 이후의 북한 악재에도 집값이 안정세를 보였거나 오히려 상승했지요. 부동산 시장은 대북 리스크보다는 수요와 공급 균형 여부가 시장 분위기를 지배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지요.

다만 김 위원장 사망이 부동산시장 전체 흐름은 바꾸지는 않을지라도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부동산 관련 대출 축소, 강남 재건축 매매심리 위축, 북한 접경지역 토지시장 냉각 등은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파주, 연천, 동두천 등 접경지역 부동산은 그동안 워낙 거래가 부진했는데 더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지요.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도 당장 급매물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매매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경색에 따른 대출 축소 등은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이나 분양시장 위축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부동산 금융시장은 그동안 워낙 압박받은 상태여서 대출 등이 더 축소되면 매매거래와 청약 시장이 왜곡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연말 수도권에서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 본청약이 있고, 중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성동구 왕십리 2구역·답십리 16구역 재개발, 인천 송도 등 입지 좋은 곳에서 2만여 가구를 내놓은 만큼 결과가 주목되고 있기도 합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은 3년 이상을 침체 상태입니다. 이는 공급 부족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릴 시기가 됐다는 뜻이지요. 실수요자들은 북한 리스크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수요 공급을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택시장은 매매 심리가 아무리 위축되어도 공급이 부족하면 오름세를 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리스크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악재가 지속될 때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는 등 준비를 해야 합니다.

soo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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