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딸 / 나카가와 히데코 지음 / 마음산책

한국인 남편과 함께 한국 생활 17년째에 접어든 일본 출신의 한국인인 저자는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프랑스 요리 셰프인 아버지와 플로리스트인 어머니 곁에서 어릴 때부터 요리, 꽃꽂이 등을 배운 그는 아버지를 따라 서독으로 이주한 뒤 일본으로 돌아와 대학을 마치고 다시 동독으로 유학을 떠났다. 졸업하고 스페인으로 떠난 그는 1994년 한국에서 정착했다.

이 책은 여러 나라를 삶의 무대로 삼은 코즈모폴리탄(범세계주의자)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의 세계 여행기는 오로지 호기심 때문이었다. 동독에서 사랑에 빠진 스페인 남학생의 나라가 궁금해 그곳으로 떠났고,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에 왔다. 그는 이 여로에서 잊지 않았던 한 가지가 있었는데, 바로 요리였다.

“아버지가 프랑스 요리 셰프라는 사실은 든든한 정신적 기둥이었다. 어디를 가든 마음 한구석에는 아버지의 요리가 있었다. 덕분에 나는 뿌리 없는 풀이 아닌, 보잘것없긴 하지만 코즈모폴리탄으로서 여러 나라를 오갈 수 있었다.” 현재 연희동 자택에서 ‘요리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요리 한 접시가 다른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그 행복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한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