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깊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일 때는 토지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휴지나 임야, 전원주택 부지 등 토지 시장은 주택시장보다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더 받아 하락폭이 더 깊기 때문이지요. 실수요자나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부동산 투자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지금이 토지시장을 눈여겨 볼 때입니다.

때맞춰 내년부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발효됩니다. 부동산 시장도 새로운 변화의 시기로 가는 것이지요. 물론 2∼3년 사이에 국내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외국 자본의 한국 부동산 투자 증가를 촉발시켜 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수도 있겠지요.

토지시장은 한미 FTA로 활성화의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등의 제도가 도입되면서 정부나 자치단체의 부동산 시장 관련 각종 규제가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ISD에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간접수용’ 조항은 정부 규제에 의해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 투자자가 해당 정부를 상대로 제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 조항은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도 문제 제기 대상이 될 수 있고, 개발이익 초과 시 이를 환수하는 개발부담금과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등에 대해서도 이의제기가 가능하지요.

여기에 도시개발과 같은 사업에서 공원과 도로, 학교 등 각종 기반시설의 기부체납, 분양가 상한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추가 지정 등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토지 투자에 대한 정부나 자치단체 규제가 상당부분 약화된다는 것이지요.

부동산업계에서는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유휴토지와 항구 주변을 주목합니다. 특히 수도권 주변 유휴지와 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 주변 토지, 광역시 주변 중소도시 임야, 컨테이너 항구로 부상한 광양항 인근의 순천시 등의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요. 수입농산물 등의 증가로 창고용지와 창고형 마트 용지면 더 오르겠지요. 창고용지는 향후 용도변경과 지가상승도 덤으로 기대할 수 있고요. 한미 FTA는 장기적으로 공시지가의 변화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공시지가는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소유자들이 매도하거나 담보를 제공할 때 불이익을 받았는데 이같은 시세 격차가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지요.

토지시장은 변화무쌍합니다. 토지 자체의 규모가 큰 데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 토지는 급등했다가도 갑자기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 오는 경우도 많고요. 일반인이나 초보투자자, 특히 토지 투자 시는 반드시 발품을 팔아 시세를 정확히 분석하고, 전문가를 동반해 토지주와 직거래를 하는 것이 낭패를 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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