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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식품산업정책과 클러스터 / 김성민 지음 / 백산출판사

24년 동안 농업과 식품분야의 국가정책 분야에 근무해오다 퇴직 후 대학과 연구소를 거쳐 외식·식품기업의 대표로 있는 저자가 우리 식품산업의 현황과 정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서술한 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내 비준으로 이르면 내년 1월부터 발효될 한미 FTA를 앞두고 무역개방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산업분야에 대한 보완·지원대책 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출간된 책이어서 특히 눈길을 끈다.

‘클러스터’란 유사업종의 산업에 관계된 산(産)·학(學)·연(硏)·관(官)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 ‘산업집적지’를 말한다. 책은 식품산업의 클러스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식품제조업이야말로 산업 간의 연계정도가 높고 클러스터 형성이 용이한 산업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식품산업이 특히 생산성과 기술수준이 낮은 농수산물을 주원료로 하고 있다며 식품산업의 성장과 발전이 곧 농업의 성장과 혁신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식품산업의 정책 현황을 두루 살핀 뒤 해외 식품클러스터의 성공사례를 들여다보고, 우리나라 식품클러스터의 정책과 향후 추진전략 등을 제안한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해외의 식품클러스터 구축 성공 사례다.

저자가 대표적인 식품클러스터로 소개하는 곳은 네덜란드의 와게닝겐 지역의 ‘푸드밸리’. 1997년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받은 대학이 주도적으로 구축한 식품클러스터 ‘푸드밸리’는 현재 70여개의 글로벌 식품기업과 20개의 식품연구소, 1000여개의 연관업체들이 입주해 연 470억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의 ‘외레순 식품클러스터’ 사례도 흥미롭다.

1980년대 후반 스웨덴과 덴마크의 식품기업은 다국적 기업과 무한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유럽연합 출범에 따른 시장 전면개방이란 이중의 위기를 맞았다. 이런 위기에서 영세기업과 연구기관을 묶는 네트워크가 시작됐고, 이것이 곧 세계 최대의 식품클러스터인 ‘외레순 식품클러스터’가 됐다.

저자는 선진국의 성공적인 식품클러스터 구축과정과 성공요인 등을 상세히 분석하고, 이른바 ‘한국형 식품클러스터’ 전략과 함께 성공의 조건 등을 모색한다.

책의 내용이 전문적인 데다 서술방식도 논문이나 보고서 형식이어서 일반 독자들보다는 식품산업 종사자나 농업 및 식품분야 관계자, 정부와 지자체 공직자에게 더 유용할 듯싶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