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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2 /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 창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새해의 각종 트렌드를 전망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밀리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함께 만든 이 책도 그런 트렌드 분석서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지난 2006년 연말부터 새해 트렌드를 정리한 책을 매년 한 권씩 발표해왔다. 하지만 한 권 낼 때마다 5만권쯤 판매되는 인기 시리즈로 자리잡은 것에서 보듯 독자들은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김 교수 등은 이번 책에서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다 대선, 총선까지 치러야 하는 내년의 10가지 핵심 소비 트렌드의 영문 이니셜을 따 ‘드래곤 볼(DRAGON BALL)’(표 참조)로 요약했다.

우선 D는 ‘Deliver true heart’, 즉 ‘진정성을 전하라’는 것으로 저(低)신뢰 사회일수록 우선시되는 진실성을 강조한 것이다. R은 ‘Rawganic fever(로가닉 열풍)’로, 가공되지 않은 ‘날것’에 대한 희구를 나타낸다. 가공되거나 만들어진 것에 대한 염증은 날것 그대로의 모습과 목소리로 등장한 가수 임재범에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한 이유이기도 하다. A에 해당하는 ‘Attention, please!(주목경제가 뜬다)’는 본격적인 다매체 시대의 개막과 연관된 키워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무한 경쟁이 시작되면서 자극은 더욱 강렬해지고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이 책은 전망했다. 타인의 시선과 주목을 즐기는 이른바 ‘주목 세대’는 노천카페를 즐겨 찾고 하의실종 패션을 추종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는 부지런히 “나, 여기 있어”를 외친다. ‘주목 세대’의 주목을 받아야 하는 브랜드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이어 G는 ‘Give’em personalities(인격을 만들어주세요)’로 기술 만능의 시대에 대한 반작용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옷을 입히는 ‘인격화’ 욕구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O는 ‘Over the generation(세대 공감 대한민국)’으로 세대 간의 벽이 점차 허물어지는 트렌드를 설명한다. 아이돌 가수의 팬클럽에 30∼40대가 모이고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10대 관객이 몰리는 것이다. ‘세시봉’은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N의 ‘Neo-Minorism(마이너, 세상 밖으로)’은 내년에 더욱 두드러질 마이너의 약진을 가리킨다. 급격한 변화 때문에 내년에는 신생이거나 비주류인 브랜드가 어느 때보다 큰 기회를 갖는 ‘신 마이너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각각 B, A, L, L에 해당하는 ‘Blank of my life(스위치를 꺼라)’ ‘All by myself society(자생·자발·자족)’ ‘Let’s ‘plan B’(차선, 최선이 되다)’ ‘Lesson your risk(위기를 관리하라)’ 등도 새해 소비 트렌드로 꼽혔다.

이번 책에선 이전 시리즈에서 배제됐던 ‘정치적 흐름’을 담았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있는 명실상부한 정치의 해로 워낙 국민적 관심도 높고, 소비에 미칠 파장도 크기 때문이란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선거에 출마를 하거나 상품을 판매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유권자와 고객을 설득하는 일”이라며, 10가지 트렌드를 관통하는 공통 분모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는 설득과 공감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

2012 10대 소비 트렌드

Deliver true heart
진정성을 전하라

Rawganic fever
로가닉 열풍(천연, 순수한 것에 대한 열광)

Attention, Please!
주목 경제가 뜬다

Give’em personalities
인격을 만들어줘라

Over the generation
세대공감

Neo-Minorism
마이너들, 세상 밖으로

Blank of my life
스위치를 꺼라

All by myself society
자생·자발·자족

Let’s ‘plan B’
차선책이 최선책이다

Lesson your risk
위기를 관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