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있던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아시아 각국과 군사적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이 지난해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겪은 뒤부터 적극적으로 동아시아 각국과 군사협력에 나서고 있으며, 이런 행보는 18, 19일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을 직접 겨냥하기보다는 주변국과 협력해 중국을 압박하는 ‘교묘한 대 중국 전술’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군사력 확대에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던 동아시아 주변 국가들도 중국과의 영토 갈등을 치르기 위해 기꺼이 일본과 군사협력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대변인실 측은 WSJ에 “항해의 자유와 안전을 보호하고 국제법을 지키기 위해 (EAS에서) 다른 국가와 적극 협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는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 베트남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이다. WSJ는 이 같은 대중국 압박전략은 일본과 주변국과의 전례없는 군사 협력에서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일본 방위성은 10월 초 인도 국방부와 처음으로 2012년에 합동 해군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이는 2008년에 시작한 안보 협정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앞서 9월에는 베트남 국방부와 상호 군사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8월에는 노다 총리가 일본을 찾은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새로운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일본과 필리핀은 내년에 처음으로 소규모 합동 해군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방위성 국방정책국 관계자는 “우리는 이제까지 이 지역에서 충분히 협력하지 않았고, 협력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환경이 바뀌면서 지역 협력을 위해 양자간, 다자간 차원의 군사합동 훈련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WSJ는 이 같은 일본의 동아시아와의 군사협력은 자위대의 기동성 강화 움직임과도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해 방위계획 대강을 6년 만에 개정해 자위대의 기동성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