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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이 한국사회의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다문화사회가 그만큼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지난 7일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도청 1층 여성청소년가족과 사무실에서 만난 김명(여·38·사진)씨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알게 모르게 한국사회에서 차별을 받아 왔지만 이제는 공무원으로 채용되는 등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정착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북도 결혼이민여성 전임계약직 1호 공무원이다. 지난 9월 말 경북도가 실시한 결혼이주여성 대상 공채시험에서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으로 1998년 한국에 온 그는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은 소수민족을 우대하고 있지만 한국은 소수인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을 피부로 느끼기도 했다”며 “이러한 편견이 한국생활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중국 하얼빈 사범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경력을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고 한국어 공부에 매진해 올해 영남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할 정도의 우리말 실력을 갖췄다.

경북도는 미래 다문화사회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결혼이민여성을 공무원으로 채용했으며 내년에는 2명을 뽑을 계획이다. 김씨는 다문화가족 상담과 결혼이주여성 통·번역서비스 지원, 다문화가족정책 국제협력사업 추진, 다문화가족정책 관련 해외자료 수집·분석·연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김씨는 “경북도가 결혼이주여성의 공무원 선발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그동안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밀착형 업무를 보면서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대구=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