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스님 지음 / 중앙북스

강원 철원군 민통선 근처의 지장산 골짜기에 두 평짜리 컨테이너를 마련해 머물며 그가 본 것은 들판을 비행하는 수많은 새가 아니라 생물의 진정한 자유였다. 도연 스님은 30여 년 전 불가에 귀의한 후 모든 인연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스스로 떠돌이 삶을 택했다. 14세부터 카메라를 잡고 살았던 그가 운수납자(雲水衲子)의 길을 걷는 순간, 살아있는 모든 식물과 곤충, 야생 동물과 친구가 됐다. 그는 특히 20그램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새들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와 지혜를 발견했다. “나는 새가 좋다. 자유롭기 때문이다. 새는 무엇 하나 소유하지 않는다. 집도 절도 없다. 새는 날기 위해 뼛속까지 비운다.” 서문에서 그가 밝혔듯, 어느날 갑자기 날아와 한꺼번에 사라지는 새의 행동양식은 만남과 이별로 반복되는 삶의 진리와 상통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연 스님은 이 책에서 참새, 두루미, 까치, 파랑새, 덤불해오라기, 어치, 호반새 등 4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새들의 특징과 생태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결국 주장하는 결론은 ‘부처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으며 우리 주변 새들의 모습에서도 늘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