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물론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대부분에 매수 문의 전화조차 자취를 감춘 데다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 72㎡의 경우 10·26 서울시장 보선 직전보다 5000만원 내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아파트가 면적별로 4000만원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다고 합니다. 야권연합 후보의 당선으로 서울시의 각종 정책, 특히 부동산 정책에 큰 변화가 예고되면서 시장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지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은 한마디로 서민 주거 안정입니다.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이 내세운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재검토하는 한편, 재건축사업 단계적 진행, 뉴타운사업 재검토,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주택바우처 확대, 임대주택 및 장기전세주택 공급 등을 제시했습니다. 물론 주변지역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서해뱃길 사업이나 용산 한강변 수상호텔 사업,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등도 그동안 야권이 반대해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겠지요.

박 시장의 정책이 시정에 본격 적용되면 한강르네상스 사업 주변이나 뉴타운 사업지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 등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 초기 단계이거나 지지부진한 뉴타운 지구의 경우 지분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서해뱃길, 한강 수상호텔 사업의 직접 영향권인 용산구 일대와 영등포구 여의동, 당산동 등의 부동산도 찬바람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수요자나 일반투자자들은 정책변화 등 민감한 시기에는 최대한 시장 흐름을 관망해야 합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기인 현 상황에서는 싼 급매물이라도 섣부른 투자는 하지 말아야 하겠지요. 부동산시장이 규제(정부나 자치단체)를 이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수요자나 일반투자자들은 박 시장의 부동산 관련 도시정책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임기가 너무 짧은 데다 재원 부족 등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전셋값이 오르고, 신규 아파트 공급도 크게 줄어드는 등 부동산시장 주변 환경이 예상보다 안좋습니다. 특히 박 시장의 공약인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주택 바우처, 임대주택 대거 공급 등은 난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임대주택을 지을 땅이 많지 않을 뿐더러 대규모 사업 재원 마련도 쉽지 않지요. 부동산 정책이 지나치게 규제 강화와 개발 축소 지향으로 나가면 주택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정책 변화기의 리스크(위험) 높은 부동산 투자는 금물입니다. 지금은 관망하면서 시장 주변 환경과 흐름을 주시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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