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양천구 목동 KT 인터넷데이터센터(IDC) 1층에서 직원들이 클라우드 전용 서버를 점검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

‘정보기술(IT)업계의 풍운아’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애플의 아이폰은 2009년 11월 국내에서 처음 출시되자마자 ‘스마트폰 무풍지대’였던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폰의 공전의 히트는 사용자들의 생활 습성을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ICT 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우리 ICT 산업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으로 대표되는 세계 정상급의 휴대전화 제조 기술,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네트워크 보급률은 여전히 자랑거리였지만 소프트웨어·콘텐츠 부문은 NHN 네이버로 대표되는 인터넷 포털서비스 수준에 수년간 머물러 있는 단계였다. 이러한 지형을 바꾼 게 애플 아이폰 출시였고 애플의 국내 파트너는 KT였다. 결과적으로 국내 ICT 산업의 물줄기를 바꾼 주인공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었지만 KT라는 강한 조력자가 없었다면 과연 현재와 같은 변화가 이뤄질 수 있었을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 열풍으로 이른바 ‘스마트 혁명’을 견인했던 KT는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새로운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란 사용자 중심의 컴퓨팅 소비 모델로 가상화 등의 기술을 이용해 IT 이용 효율을 높이고 인터넷을 통해 IT 자원을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서비스 방식을 말한다. 각종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 필요한 만큼의 스토리지(저장공간 대여 서비스)·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마치 전기나 수도, 가스처럼 쓴 만큼만 요금을 지불한다는 의미다. 송정희 KT SI부문장은 “KT가 아이폰을 통해 국내 ‘스마트 혁명’을 이끌었듯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변화를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4월 이석채 회장 직속으로 클라우드추진본부를 신설, 자동 백업 기반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개인·기업용으로 내놓은 데 이어 올해 3월부터 기업형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서버, 유클라우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유클라우드 데스크톱가상화(VDI)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 서비스하고 있는 중이다.

KT 유클라우드 서버의 경우 기존 일반형 서버 임대 대비 50% 이상 싸고 미국 아마존과 같은 세계적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와 비교해도 약 30% 저렴한 게 큰 특징이다.

KT의 최종 목표는 IT 인프라를 100%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 소비자들에게 무제한 확장과 고가용성을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 설비 확장을 위해 올해 약 2000억원을 투입, 천안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 기반 설비를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서울 양천구 목동의 기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1개층을 클라우드 전용으로 신설하여 천안CDC와 이중화 구조를 구성하기도 했다. CDC는 기존 IDC처럼 클라우드 서버를 임대하고 관리하는 사업이지만 클라우드 가상화 기술을 활용, 저렴한 가격으로 고용량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T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글로벌 진출의 주요 전략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KT는 최근 일본의 IT업체 소프트뱅크와 합작사를 설립, 일본 내 지진피해에 대한 대비책으로 우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활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정식 KT 클라우드 추진 본부장은 “소프트뱅크와 지난 5월 말 일본 도쿄(東京)에서 개최한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설명회에서 일본 2500여개 기업체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호응도가 높아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KT는 유클라우드 인프라에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우수 솔루션을 결합해 홍보, 유통, 판매까지 이뤄지는 열린 클라우드 생태계(오픈시스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 개발업체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성공적인 SaaS 마켓플레이스를 형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