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의 적들 / 이의춘 지음 / Human & Books

저자인 이의춘 ‘데일리안’ 국장은 재벌은 죄벌(罪罰)이라는 공식이 일반화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선과 악 이분법으로 편가르기하는 듯한 추세에 대한 우려를 담아 재벌의 공과를 균형있게 진단한다. 책은 시장경제 구축을 위한 제언을 담았다.

저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자주 강조하는 대기업 동물원론을 정면 반박한다. 오히려 대기업이 살아야 국가경쟁력이 높아지고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청년실업 해소, 적정 성장률 달성을 통한 선진국 진입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좌파포퓰리즘이든 우파포퓰리즘이든 포퓰리즘은 포퓰리즘이고 복지재원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저자는 따뜻한 시장경제 회복을 위해 재벌도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을 향한 국민의 편견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정확히 알고 불법과 편법을 거부하며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자정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경제 원리에 충실해 정당한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기부 등을 통한 사회 환원으로 사회적 약자까지 품을 때,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높은 기업경쟁력으로 국가미래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 한국 경제상황에서 반자본주의의 논리를 위장해 반재벌적인 선동을 일삼는 세력들을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의 저자 칼 포퍼 식으로 말하자면 ‘열린 경제와 그 적들’이라고 경고한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