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강타하고 있습니다. 전월셋값은 급등하고 수도권 미분양아파트는 늘고, 아파트는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9월 말 현재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전셋값은 800만원을 넘었지요. 평균 전셋값이 800만원을 넘은 지역은 강남구(1259만원)와 서초구(1165만원), 송파구(998만원), 용산구(914만원) 등 서울에서 10개 구나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셋값 초강세에도 불구, 수도권 미분양아파트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미분양 물량은 7월 2만6394가구에서 8월 들어 1240가구나 증가해 2만7634가구나 됐지요.

여기에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가격도 속락하고 있습니다. 9월 말 현재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가구당 평균 가격은 10개월 만에 10억원(부동산 1번지 26일 기준 9억9524만원) 아래로 떨어졌지요.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2㎡의 경우 8월11일 기준 10억3500만원이었으나 9억6000만원으로 한달 보름 사이에 7500만원이나 하락했고,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2차 62㎡도 같은 기간 8억4250만원에서 8억3000만원으로 1250만원 떨어졌습니다. 지난 5월 11억8000만원에 팔렸던 송파구 잠실 5단지 110㎡의 경우도 최근 10억원대 초반까지 내렸지요. 강남권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개포 주공아파트 52㎡가 1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은 손절매 수준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은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분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재건축 아파트에 관심 있는 실수요자들은 서두르지 말고 앞으로 더 관망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각종 규제(개발이익분담금, 임대주택 비율 등)가 엄연히 존재하는 한 재건축 아파트를 사서 차익을 남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알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속락은 역설적으로 일반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천장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해 입성(매입)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주목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도 일반인들이 바닥을 아는 순간 올라간다는 것을 실수요자들은 체득하고 있어야겠지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의 비관적인 요소가 해소되면 예상보다 빨리 하락세가 멈출 수 있습니다. 일반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은 재건축 아파트값이 바닥권일 때 정부와 서울시의 규제 완화 등 정책을 살피면서 급매물 등을 매입하는 기회를 잡는 것도 재테크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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