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파스타 / 권은중 지음/바다출판사

‘남자, 면으로 요리를 깨치다’는 부제가 붙은 책은 요리의 ‘요’자도 모르던 저자가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이탈리아 요리, 그 중에서도 파스타에 꽂혀 한때는 하루 대여섯 끼니를 줄곧 파스타로만 해결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요리책이다.

코끼리든 고래든 종류와 상관없이 뭐든 파스타로 만들려는 파스타 증후군을 심하게 앓고 난 뒤 지금은 완벽한 파스타를 만들겠다며 생면까지 직접 만들고 자연 효모를 배양해 이탈리아 빵을 구을 정도로 이 방면에 내공이 쌓였다.

잠자고 일할 때를 제외한 모든 시간을 요리에 투자한다는 저자는 이 재미난 일을 수천년간 여자들만 하고 살았는지 ‘분노’하며, 이는 필시 누군가의 음모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사는 ‘요리 폐인’이다. 저자의 파스타 예찬론은, 이탈리아 요리의 단순함에 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조리과정과 맛이 달라지는 한식과 달리 이탈리아 요리 공식은 정말 간단하다. 주말마다 기러기 아빠들을 불러 모으는 토마토소스 홍합탕의 위력, 어디서도 맛보기 힘든 산나물 크림소스 파스타, 직접 반죽해 굽는 고르곤졸라 손바닥 피자, 한가지 재료만 준비하는 파스타 코스요리 비법들이 맛깔스럽게 장만돼 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