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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정유사의 공급가격 공개 확대 방침을 내놓으면서 과연 소비자 가격이 얼마나 떨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기름값에서 차지하는 정유사 마진의 비중이 낮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하효과는 얻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일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 석유감시단이 지난 7월 넷째주의 국내 휘발유 가격을 분석한 최근 결과에 따르면 세금의 비율이 49.5%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가장 높았고 정유사 공급가격 45.2%, 주유소 유통 및 마진 5.3%로 나타났다. 여기에 정유사들의 영업이익률이 2∼3%대임을 감안하면 정유사 차원의 가격인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희천(경제학) 인하대 교수는 “정유업은 영업이익률이 낮은 산업으로 국내 정유 4사의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크게 웃돌아 과점 상태인데도 충분한 유효경쟁이 있다”며 “정유사들이 ℓ당 10∼15원가량을 마진으로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유사를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인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지나친 개입이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유사 차원의 가격 인하폭이 제한적인 만큼 기름값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듭 제기되고 있다. 이서혜 소시모 석유감시팀장은 “석유시장의 경쟁촉진과 투명성 향상은 장기적으로 환영할 부분이지만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해 유독 휘발유에 대한 세율이 높은 상황”이라며 “기름값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인 세금을 세제 개편을 통해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