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전세난의 대안으로 부상한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개월 동안 전국에서 3만8000여 가구의 도시형생활주택이 건축허가와 사업승인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는 6개월 동안 지난 한 해 치인 2만9558가구를 훨씬 초과한 것입니다. 정부는 올해 4만가구 공급 목표에서 6만가구로 늘려잡고 있습니다.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가 급증한 것은 치솟기만 하는 수도권 전셋값 영향에다가 규제 완화가 한몫하고 있지요. 국토부는 올해부터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승인 대상을 30가구 이상으로 완화하고 건설자금 지원도 크게 늘렸습니다. 또 지난 7월부터는 단위 사업의 공급 가능 물량도 150가구 미만에서 300가구 미만으로 확대하는 한편, 30㎡ 이상으로 건축하는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간을 두 개로 나누는 것도 허용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제완화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일시적이나마 전·월세난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월세시장에서 보완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고 있지요. 실제 2008년부터 인·허가된 도시형생활주택들이 가을부터 입주가 시작되면 전세난 숨통을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세난을 피해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방향을 돌린 전세입자들 입장에서는 도시형생활주택을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급자가 대출 등을 최대한 받아 지은 건물이어서 꺼림칙하게 여기는 데다 높은 분양가에 따라 전세보증금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지요. 투자자 역시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고요. 월세가 전세에 비해 순수익률이 높기 때문이겠지요.

주거환경도 문제입니다. 주로 역세권에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을 높여 지어 주변 공간이 매우 협소하고 편의시설 등 도시기반시설이 취약할 수밖에 없지요. 여기에 주차장을 최소화한 채 지어져 주차난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전세입자들이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방향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도시형생활주택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우선 역세권의 땅값이 너무 높아 초기투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또 비싼 땅에 경쟁적으로 짓다 보니 고분양가와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수요자들이 도시형생활주택에 투자할 때는 주변 오피스텔, 아파트 등과 반드시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잦은 임대차 계약에 따른 수수료 문제, 장기적인 임대 관리, 대출이자 등을 따져 수익률이 어느 분야가 나은지 살펴본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수익형 부동산 열풍에 편승해 고분양가 오피스텔을 사놓은 투자자들이 은행이자 수익률밖에 못 올리는 사례도 있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