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26일 내놓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향후 상장기업의 경영환경이 크게 달라지게 될 전망이다. 특히 중립적 의결권행사(섀도보팅) 제도의 폐지 등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위에 따르면 2015년부터 섀도보팅제도가 폐지된다. 섀도보팅제도는 주권을 발행한 회사가 요청하는 경우 예탁결제원이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찬반투표 비율에 따라 중립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게 하는 제도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 제도가 오히려 경영진의 남용 가능성으로 주주총회 활성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5년간 섀도보팅 이용 상위 30개사 중 20개사가 상장폐지 또는 거래정지됐을 정도로 섀도보팅 제도가 경영에 도움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기업의 실권주 임의처리도 제한한다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기존에는 주주배정 후 실권발생 시 유리한 가격으로 제3자나 특정대주주에게 임의배정이 가능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실권주 발생시 새로운 발행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유리한 가격으로 실권주가 제3자나 특정대주주에게 배정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또 개정안을 통해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도 제한키로 했다. BW는 신주인수권과 채권이 결합된 형태인데 이중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서 거래가 돼 왔다. 홍영만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대기업이 지분을 늘리고 싶으면 분리형 BW를 발행해서 워런트(신주인수권)만 되사는 식으로 지분을 조정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자금 조달의 효율화를 위해 미리 정해놓은 사유가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는 역전환사채 등 다양한 조건부자본증권 발행과 BW에 붙어있던 워런트만 떼어내 발행하는 독립 워런트를 허용키로 했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