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지표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해외 리스크(위험), 속절없이 떨어지는 환율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2010년 하반기(7∼12월) 이후 전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4%대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5∼2010년 평균 물가상승률이 3.0%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5, 6월 연속 소비자물가가 3.6% 상승했고, 영국 역시 올해 들어 4%대의 물가상승률을 계속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6월 소비자물가가 6.4% 올라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흥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 정책을 실시하면서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이 그리스 추가 구제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를 하면서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낮아졌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직 요원하다. 그리스 국내총생산 대비 160%에 이르는 막대한 채무를 상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22일 예고대로 그리스에 대해 일시적으로 ‘제한적 디폴트’를 선언했고,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양적완화가 종료된 상황에서 정부 부채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내려가면서 수출 기업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환율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고 12.2%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 회복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면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