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위험한 자극에 끌리는가 / 디어드리 배릿 지음, 김한영 옮김 / 이순

1930년대 네덜란드의 노벨상수상자이자 생물학자 니코 틴버겐은 새 연구를 통해 ‘초정상 자극’이란 용어를 발표했다. 회색 반점이 있는 작고 푸르스름한 알을 낳는 새들이 검은 물방울 무늬가 들어간 큼직하고 새파란 알 위에 앉기를 더 좋아하는 등, 초정상 자극론은 실물보다 과장된 모조품이 더 강한 매력을 발산한다는 이론이다.

이 같은 개념은 비만, TV와 게임 중독이나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의 행동에도 적용돼 왔다. 과일보다 달콤한 사탕, 비정상적으로 눈이 큰 봉제인형을 비롯해 자극적인 포르노그래피에 끌리는 인간 본능이 초정상 자극이란 개념으로 설명되면서 그러한 현대의 문제에 대한 분석과 해결의 실마리를 모색하기 위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TV 시청을 즐기고, 현실의 여자보다 포르노그래피에 탐닉하는 이유를 비롯해 자신의 실생활엔 무심하면서 플라스틱 장난감 돌보기에는 열성적인 사람들까지. 미국 하버드대 의대 행동의학프로그램 진화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음식, 섹스, 전쟁 등에서 자극적이고 강렬한 모조품에 탐닉하는 사람들을 분석하며, 인간의 진화과정을 통해 우리의 삶을 이끄는 힘이 무엇인지를 주목한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