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하나가 돼 평창의 꿈을 일궈 냈다.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벌이던 기간 내내 정치권과 재계, 민관, 보수와 진보, 노·장·청이 하나가 됐다. 그 결과 7일 오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의 낭보를 이끌어 냈다. 이들은 합심(合心), 합력(合力)해 위대한 역사를 만들었고 ‘코리아 파워’를 세계에 알렸다.

더반의 낭보를 접한 시민들과 각계 인사들은 “모두 국익을 앞세워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었다”면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사회적 통합과 단결의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각자의 처지와 입장과 노선이 달라도 집념과 끈기로 서로 돕고 힘을 합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쾌거”라고 입을 모았다. 외신들도 “한국의 집요함과 끈기에 감탄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모처럼 하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중 만나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한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설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특위 설치와 함께 지원특별법을 처리하자는 데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황식 국무총리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새벽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긴급고위당정회의를 열고 후속 대책을 협의했다.

이번 쾌거에 대해 문용린(64) 서울대 교수는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여야 정치인과 관·재계 인사 등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지도층 스스로 국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국익을 우선시하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현재 진행 중인 정치사회적 갈등은 물론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많은 갈등과 대립 요소를 줄여 지혜로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송자(75) 아이들과미래 이사장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우리 국민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자세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집요함과 끈기의 국민성을 높이 평가했다. 송 이사장은 “진보와 보수, 여야, 정치권과 재계가 갈등을 접고 서로 협력했기 때문에 이번 쾌거를 이뤘다는 점에서 동계올림픽 유치가 더욱 값지게 됐다”고 역설했다.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보여준 힘을 대한민국 미래 건설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75) 헌법재판연구원장은 “승패를 떠나 통합의 계기성을 보여주는 스포츠정신과, 조화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동계올림픽 유치정신을 이어 받아 국민들이 이 모멘텀을 살려 나간다면 고루한 이념 대결이나 지역 대결을 넘어 보다 건설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민기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