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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은 아프리카 동북부(Horn of Africa)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년 동안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있으며 우기 동안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6일 아프리카 동북부 지역의 가뭄이 심각해 1000만명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으며 수만명의 사람들이 식수와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고국을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4월까지 구호기관 등을 통해 공식 집계된 바에 따르면 800만명의 사람들이 심각한 식량 부족을 겪고 있으나 현재 이러한 수치는 1000만에서 1100만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가뭄은 식료품 가격의 상승을 가져와 지부티,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 동북부의 기근으로 이어지고 있다.

케냐에서는 식료품 가격이 5년치 평균보다 80% 상승했으며 에티오피아에서 소비자 물가지수는 41%나 상승했다.

특히 상황이 심각한 소말리아에서는 매일 1200여명이 국경을 건너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캠프가 있는 케냐 북부 다다브 근교로 모여들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이번 가뭄은 1950년대 초의 심각한 가뭄을 떠올리게 하지만 소말리아의 장기간 무정부 상태나 에티오피아-케냐 국경 인근의 폭력사태 등으로 당시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에 국제사회와 각국의 원조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3일 영국이 이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3800만파운드(약 650억원)의 식량 원조를 하겠다고 서약했다고 전했다.

앤드류 미첼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은 “그들의 잘못이 아닌데도 동북부 아프리카에 비가 오지 않아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며 “원조를 통해 30만명에게 3달치 식량을 제공할 수 있으며, 영양 부족을 겪고 있는 32만9000명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팸도 어려움에 처한 아프리카 국민들을 돕기 위해 사상최대 규모인 5000만파운드(약 860억원)를 모금하고 나섰다.

이는 식수, 기본적인 위생 시설 등을 필요로 하는 300만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인디펜던트는 이러한 가뭄이 10년을 주기로 오다가 그 주기가 짧아져 최근 몇 년을 주기로 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레스 오웬 세이브더칠드런 긴급구호 책임자도 “매 10년에서 12년마다 1번씩 가뭄이 오고 있는데 이러한 간격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북부 아프리카 지역의 가뭄은 라니냐와 같은 기후 변화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서정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