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그랬을까 / 윌리엄 헬름라이히 지음, 남인복 옮김 / 말글빛냄

차기 프랑스 대통령 선거의 유력한 후보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그는 과거에도 여러 번 여성들을 상대로 한 유사 범죄로 구설에 오르곤 했다. 이보다 앞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부인 몰래 바람을 피웠다가 결국 이혼당했고, 심각한 섹스 중독증으로 드러나 입원 치료를 받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사원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가 하원의 탄핵을 받기도 했다.

여성 편력뿐만이 아니다. 한때 월가의 황제를 꿈꾸었던 금융인 버니 매도프는 사기 혐의로 150년 형을 선고받은 뒤 복역 중이다. 스탠리 매크리스탈 전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은 ‘롤링스톤’지와의 인터뷰에서 말도 안 되는 언행으로 해임당했다. 미국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다. 한국에서도 유명인들이 얼토당토않은 행동이나 언사로 몰락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왜 그랬을까. 더욱이 대부분의 경우 본인들도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후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이처럼 어리석은 행동으로 평생 쌓아온 경력이나 명성을 한순간에 허물어뜨리는 걸까.

책은 이 같은 행동에 대해 그 원인과 해답을 찾고 있다. 그들이 행한 실수, 말하고 행동한 것들, 예외없이 나중에 후회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사실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설명해주는 명확한 정답은 없다. 문제가 너무 복잡하고 원인도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단 공동체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이에 따라 스캔들이 쉽게 용서받는 점은 이 같은 행동을 부추기는 유력한 공통 요인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저자는 실수를 바로잡는 첫 번째 단계는 본인 스스로 실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 다음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이해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다시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인생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42개의 방안·접근법·제안 등 지침을 구체적으로 제공한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