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없는 세계 / 조나단 와츠 지음, 윤태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중국 경제는 90년대 이후 매년 10% 안팎의 고속성장을 지속했고, 지난해엔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함께 G2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성장의 대가 또한 엄청나다. 심각한 빈부 격차, 지역 간 소득격차, 짝퉁과 가짜가 판을 치는 검은 경제,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 등은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그중에서도 환경오염 문제는 13억 거대 인구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이슈다.

2010년 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에너지전망 2009’를 통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국 순위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 1위는 단연 중국으로, 그동안 1위를 고수했던 미국의 탄소배출량을 단번에 압도했다.

영국 가디언 베이징 특파원 출신인 저자는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세계의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저자는 6개월간 티베트 고원에서 네이멍자치구 사막까지 약 10만마일(16만여㎞)을 여행하고 환경운동가, 정치인, 작가를 비롯해 에너지·빙하·사막·해양·기후 분야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온갖 환경적 참사와 이에 맞선 시민운동 등을 목격한다. 실크로드를 거쳐 탄광에도 들어갔으며, 쓰레기 폐기장을 가로질러 암환자들이 사는 마을을 방문하기도 했다. 또 중국 최고 부자들이 모여 있는 도시, 중국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와 바다도 방문했다. 저자는 중국 전역을 돌며 개혁·개방 이후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중국의 환경 파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책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개발은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친다. 일본에 부는 황사, 러시아 사림 황폐화, 캐나다 오일샌드 추출 증가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중심엔 중국이 있다.

저자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중국의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공평하게 말하면, 선진국이 과거에 환경을 더럽힌 것만큼 중국도 환경을 더럽힐 권리가 있다. 중국은 선진국과 똑같이 소비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중국이 선진국과 똑같이 소비하게 내버려 둔다면 세계는 재앙을 맞이할 것이다. 환경을 개선하려면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 중국에게 세계를 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비합리적이지만, 분명 현재의 중국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