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與·野·政 협의체’ 구성키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여·야·정 협의체를 여야 동수로 구성하기로 14일 합의했다. 그러나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 소관상임위원회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는 이날도 비준동의안의 6월 임시국회 상정을 놓고 여야 간 의견 충돌이 이어져, 여·야·정 협의체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두아 한나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후에 이명규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노영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한·미 FTA 및 민생현안에 대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협의체에는 여당 의원 5명, 야당 의원 5명에 정부 쪽에서 4명이 참여하게 된다. 협의체 참가 의원들은 외통위원 중심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정부에서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이날 열린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상정 시기를 놓고 여야 간 논쟁이 이어졌다. 유기준 한나라당 간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반드시 6월 국회에서 외통위에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는 일단 안건을 상정하고 나면 이후 절차에 시간이 별로 안 걸리지만, 우리는 대책 마련이 잘됐는지 살펴보고 관련 법률 정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상정해야 미국과 시간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재재협상 요구에 한·미 FTA를 ‘반미 FTA’로 변질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동철 민주당 간사는 “상정하고 나면 재재협상의 가능성이 막히는 만큼 빨리 재재협상을 해서 국익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통상부 장관 출신인 같은 당 송민순 의원은 “지난번에 ‘우리가 먼저 상정해야 미국이 따라온다’는 논리로 상정했다가 결과적으로 미국이 한국에게 유리한 부분을 다 고치게 만들었다”며 “터무니없는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