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주는 위안 / 피에르 슐츠 지음, 허봉금 옮김/초록나무

개 고양이 토끼에서 앵무새 고슴도치 햄스터에 이르기까지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정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개는 사람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애완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가구 비율은 17.4%에 이르며 이 가운데 94.2%가 개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애완동물을 반려동물로 바꿔 부르는 것도 반려동물이 더 이상 사람의 놀이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임을 강조한 표현이다.

스위스 심리학자인 저자는 ‘개 예찬론’을 펼치며 개가 사람에게 주는 위로와 치유 기능을 조명한다. 저자는 개가 인간에게 주는 위안과 긍정의 비물질적 서비스를 ‘에그조프시시즘(exopsychisme)’이라는 용어로 명명하며 왜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지, 개가 인간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문학과 심리, 동물행동학 등을 통해 살펴본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고,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듯이 사람의 인생 여정이 한결같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저자는 실망이나 외로움 혹은 불행이 닥쳐올 징조나 가능성이 보이면 미리 관리하는 전략을 써야 하는데, 그런 전략 중의 하나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개와 함께 있을 때, 즐거움을 느끼고 인간 사회의 각종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개와 함께 있는 동안 사람의 심리 상태는 아주 제한적이고 단순하지만 긍정적이고 편안하다. “개는 사람이 부정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갖지 않도록 지켜준다. 개는 타인과 교류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에 부응하지만 이때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볼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된다.”

개 주인은 개가 매 순간 보여주는 애정 어린 관심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중요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개의 무한한 충직성 또한 사람에게 큰 위안이 된다.

저자는 “개는 사람보다 더한 충성심을 갖고 있고, 사랑에도 변함이 없다. 야망도 없고, 욕심도 없고, 복수심도 없다. 혹시나 주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외에는 두려움도 전혀 없다”며 “개는 너무나 열성적이고 헌신적이고 완전히 복종한다”고 말한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