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 첫날인 2일 정치권이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방안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아, 현실화까지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서는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피해자 구제를 위해 현재 예금보험공사에서 추진 중인 매각 대상에 미지급 채권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어 “만약 미지급 채권을 포함시킬 수 없다면 저축은행 피해자만을 위한 한시적인 특별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저축은행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화두로 꺼내들었다.

앞서 이진복 의원 등 부산지역 의원들은 저축은행에 맡긴 예금과 후순위 채권 전액을 보상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5000만원 이상 예금자, 후순위채 투자자는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정부 질문에서 같은 당 진성호 의원도 “특별 자금을 편성해서라도 피해를 보전해 주든가, 아니면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피해구제 방안 중엔 저축은행의 부당인출 금액과 대주주들의 재산을 환수해 피해액을 보전해 주자는 의견까지 있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은행 마감시간 이후에 인출된 부산 저축은행의 부당 인출금액을 전액 환수하자”고 했으며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장인 박지원 의원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수사를 철저히 하면 이 분들(저축은행 대주주)이 숨겨 놓고 있는 자산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을 환수해서 피해자들한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이 꺼내든 구제 방안이 실현될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 지배적이다. 자칫 금융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여권 내 주된 시각이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