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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펀드 환매 ‘러시’에도 불구, 자산운용사들의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8조1094억원이 순유출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실적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31일 현재까지 실적이 발표된 한국투신운용, LS자산운용, 현대스위스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6개 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대부분 자산운용사의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실적이 이전 회계연도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둔 자산운용사는 한화자산운용으로 이전 사업연도에 비해 영업이익이 7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도 79.2% 늘었다. 한국투신운용도 순이익이 15.32%, 영업이익이 4.8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삼성그룹주 펀드가 수익률이 좋았다”면서 “그러다 보니 그룹주 펀드 쪽으로 꾸준하게 자금이 몰려 펀드 환매를 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전체 펀드 시장에서 삼성그룹주 펀드는 최근 1년간 설정액이 6040억원 증가할 정도로 자금이 크게 몰렸던 펀드다. 변동성이 높았던 시장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심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외 현대스위스자산운용, LS자산운용도 모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적자에서 2010회계연도 흑자로 전환했다.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주식형 비중이 작은 삼성자산운용이나, 어윤대 회장 취임 후 영업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알려진 KB자산운용의 경우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반면 푸르덴셜자산운용과 도이치자산운용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 하락했다. 푸르덴셜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1000억원 감자를 통해 이자수익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자기자본을 통해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는데, 자본금 자체가 줄다 보니 이자수익도 따라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꾸준하게 펀드 환매가 나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렇지만 각 사별로 그를 방어할 수 있는 수단들을 마련해 실적을 선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정환기자 yom724@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