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아늑하니 의사 선생님과 상담해도 따로 진료받는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요. 태교 음악을 들으며 발마사지를 하면 피로도 싹 가시는 것 같고요.”(임신 3개월 이현정(29)씨)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엔 에메랄드색으로 예쁘게 래핑(wrapping)된 버스 한대가 서 있었다. 롯데백화점과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펼치는 출산장려 캠페인의 일환으로 27일부터 운행될 출산장려 버스 ‘맘이 좋은 방’ 버스다. ‘맘이 좋은 방’은 워킹맘들이 업무 중에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찾아가는 출산장려 버스’로 예비맘 혹은 워킹맘이라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실내는 아이보리색을 기본으로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고 임산부 몇 명이 편안히 쉬고 있었다. 임산부들의 피로를 풀어줄 발마사지 기계와 향기 테라피, 유기농 다과도 구비돼 있고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된 책자와 태교 영상 등을 볼 수 있는 대형 TV도 마련돼 있었다. 시동을 걸어놓으면 임산부들의 휴식에 방해가 될까봐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등 편의시설은 시동 걸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생후 50일 된 아이와 함께 버스에 오른 정지혜(33)씨는 “일하다가 잠깐 와서 쉬면서 옆의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도 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이런 시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스 안쪽에는 자그마한 상담실도 마련돼 있고 산부인과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해 임산부 기초 진단과 심리 상담 등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1주일에 두번씩 버스를 찾기로 한 김주연 순천향병원 산부인과 의사는 “편안한 분위기가 임산부들의 안정과 휴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맘이 좋은 방’ 버스는 올해 12월까지 서울 시내 사무실 밀집 지역 다섯 곳을 돌아가며 평일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5∼8시에 방문한다. 월요일은 을지로입구역 4번 출구, 화요일은 역삼역 부근, 수요일은 가산디지털단지를 찾아간다. 목요일에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금요일은 여의도역 2번 출구에서 ‘맘이 좋은 방’ 버스를 찾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9년 국내 기업 최초로 보건복지부와 출산장려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벌이고 있다.이호설 롯데백화점 사회공헌팀장은 “위킹맘들이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항상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 및 쉼터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