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 김원석 지음/명진출판

“증조할아버지대에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고, 할아버지가 1868년 무진박해 때 순교한 독실한 천주교 집안의 막내로 태어났다. 순교자 할아버지가 남긴 것은 신앙적 자부심 그리고 박해를 피해 떠돌며 살아야 했던 곤궁한 삶이었다. 모든 고생과 고난을 신앙으로 이겨냈던 어머니는 대구에서 사제 서품식을 본 뒤 두 형제가 신부가 되기를 소망했다. 신학교에 다니면서 ‘내가 꼭 신부가 돼야 하나’, ‘나같은 사람도 신부가 될 수 있을까’를 회의하고 의문을 가졌다. 그러다 성직자의 길은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는 프랑스 신부의 말을 되새기며 진지한 기도가 시작됐다. 일본식민 통치하에서 조선인의 설움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던 일본 유학시절 책읽기를 통해 혼돈기를 이겨내고 고독과 싸웠다.”

가톨릭언론매체에 몸담고 있으며 동화작가로도 활동 중인 저자가 청소년의 롤모델로서 인생과 삶의 철학을 조명한 인물은 고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 무엇이 가장 소중한 가치인지를 일깨워주신 분” “가슴속에 무엇을 담아두어야 할지 가르쳐 주신 분”으로서 추기경의 생애를 통해 청소년에게 용기, 균형과 섬김의 삶을 일깨운다. 종교와 종파에서 벗어나 당대의 아픔과 열기를 온몸으로 겪으며 고뇌하고 행동하며 치열하게 살았던, 우리 시대의 큰 인물이 성장하고 활동하던 구체적 일화를 통해 고 김 추기경의 다양한 면모를 전하고 있다.

1951년 사제서품을 받고 안동성당, 대구교구 김천본당 주임신부를 거쳐 1956년부터 7년간 독일 뮌스터대 대학원에서 그리스도사회학을 전공했다. 귀국 후 대구 가톨릭시보사 사장 직을 시작으로 마산교구장을 거쳐, 1968년 제12대 서울대교구장을 맡았다. 교황 요한 바오로6세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된 것이 1969년. 성탄자정미사에서 박정희 정권의 비상 대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KBS를 통해 생방송된 1971년 이후 ‘우리 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불의에 맞서는 싸움이 시작됐다. 1인 장기독재체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한편,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된 지학순 주교의 석방 문제로 1974년 박정희 대통령과 면담했으며, 1987년 1월 고문받다 숨진 박종철군의 추모 미사를 집전했다.… 1998년 30년 동안 몸담았던 서울대교구장 직에서 물러났고, 2009년 2월16일 87세로 선종했다.

고 김 추기경의 일대기를 담은 청소년대상의 간략한 전기이면서 삶의 지표를 일깨우는 기획이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