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심각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키는 베이비부머는 올해 4월 기준 72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국민연금과 연금보험, 주택 문제 등 사회 전반적인 부문에서 부지불식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요.

베이비부머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기를 이끌며 도시에서 기반을 잡은 이들이지만 어린 시절 농촌 공동체의 삶을 맛본 세대입니다. 이에 따라 주택업계에서는 이들이 본격 은퇴하는 향후 5년을 전후해 아파트 아닌 단독주택이 큰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지요. 실제 한 조사에서도 베이비부머들이 선호하는 주거 공간으로 주택(전원주택 40%과 단독주택 30%)이 70%가량을 차지했습니다.

베이비부머들의 이 같은 꿈은 최근 주거 문화 트렌드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경기 용인 동백지구의 ‘땅콩주택’에 내재돼 있습니다. 두 명의 택지 소유자가 조그만 땅(226㎡)에 벽을 공유한 두 채의 주택(듀플렉스 홈·duplex home)을 선보이자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이지요. 용인의 땅콩주택은 아파트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새삼 주택의 의미를 되새겨 줬습니다. 특히 단독주택은 기본적으로 살기에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마당과 다락방이 주는 주거 공간의 가치를 되새겨 보게 했지요.

앞으로 주택시장은 투자가 아닌 주거(삶)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와 맞물리면서 단독주택이 향후 주거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요. 더구나 용인 땅콩주택이 화제가 되면서 단독주택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2월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단독주택용지가 의외로 많이 팔리고 용인이나 양평, 남양주, 김포 등의 민간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합니다. 또 서울시 뉴타운의 연립주택이나 아파트를 팔고 단독주택을 찾는 이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서울의 국민주택규모(84㎡) 아파트를 매매한 돈 5억원이면 수도권에서 마당을 가진 단독주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다만 일반인들은 단순한 내 집 마련이나 투자 목적으로 단독주택 또는 단독주택용지를 사는 건 금물입니다. 재테크 측면에서는 아파트나 수익형부동산보다 ‘한 수 아래’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가격 상승이 더디고, 환금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단독주택이나 용지를 사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단독주택을 장기적인 차원이나 은퇴 이후를 감안해 매수할 때는 교통 여건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발품을 팔기가 어렵다면 공공기관 조성 택지를 매입하는 것도 대안입니다. 단독주택은 내가 오랫동안 거주할 매력이 있는 지역의 주택이나 주택용지를 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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