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 나오는 고두심씨가 ‘녹내장 말기’ 진단을 받은 게 방영돼 녹내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녹내장은 초기에 환자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말기에 이르러 시야가 좁아지고 더 진행되면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안질환이다. 눈(안구)의 압력인 안압이 상승하면서 점차적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녹내장 환자 급증 = 국민건강보험공단 분석 결과, 녹내장 환자는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09년 기준 40만명에 달해 2002년 21만명에 비해 거의 2배로 늘어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으며 남녀 모두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80대 이상에서 증가율이 11.78%로 가장 높았고, 70대는 9.19% 증가했다.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정상 안압인 녹내장 환자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을지병원 안과 이현주 교수팀이 최근 3년 동안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가 2007년 545명에서 2009년 1177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Hg)지만 시신경으로의 혈류장애로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안압이 정상이고 자각증상이 없어 발견하지 못하다가 근시나 기타 안질환으로 내원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에는 40대 이후 정기 안과 검진을 권장했지만 젊은 층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녹내장 증상 및 치료법= 녹내장은 말기가 되기 전에는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만성 녹내장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녹내장에 의해 시야결손이 진행되면 계단을 내려갈 때 헛디디거나 초점을 맞추기 힘들어지고 운전 시 시야가 좁아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전체의 1% 정도인 급성 녹내장은 짧은 시간에 안압이 상승해 눈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치료를 통해 현재의 시기능을 유지할 수는 있다. 이것이 녹내장에서의 치료 목표가 된다. 최근에는 녹내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간단히 점안할 수 있는 약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안과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만으로 부족한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나 수술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강자헌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한번 손상받은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녹내장은 조기진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40세가 넘으면 검사가 중요하며, 안구에 외상을 입은 경험이 있는 사람, 평소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안압과 녹내장 체크는 필수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