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태가 해결을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조차 전망할 수 없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사용후 핵연료를 반출, 제거하는 작업 검토에 들어갔다.

1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원전 1·3·4호기의 경우 외벽과 지붕이 손상돼 사용후 핵연료 수조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대기에 유출되는 시급한 상황에서 도쿄전력은 사용후 핵연료를 꺼내 밀폐된 철강제 용기에 넣어 밖으로 옮기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도쿄전력은 3월부터 수조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꺼내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고, 12일에는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수조의 물을 채취해 연료의 손상 정도를 조사했다. 하지만 원전 1·3·4호기의 경우 사용후 핵연료뿐 아니라 연료 수송을 위한 시설도 폭발 등으로 손상돼 통상적인 수단으로는 연료를 반출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에 도쿄전력은 ▲1·3·4호기의 원자로 건물 밖에 철골 구조를 새로 세우고 대형 크레인을 다시 설치한 뒤 ▲크레인으로 강철제 밀폐 용기를 수조 옆으로 투입하고 ▲사용후 핵연료를 꺼내 밀폐용기에 넣어 밖으로 운반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무게가 약 100t에 이르는 강철 밀폐 용기를 수조 옆으로 넣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 지상에 임시 수조를 마련해 이곳에 연료를 옮긴 뒤, 다시 밀폐 용기에 넣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전용 장비 크레인 등을 원격 조작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원자로 건물 주변의 방사선량이 많아 작업원들이 제대로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도쿄전력 간부는 “현재는 방사선량이 많아 작업은 무리”라고 밝히고 있고, 경제산업성의 원자력안전보안원 관계자도 “방사선량이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도쿄전력 내에서도 “사용후 핵연료 이송 작업 역시 향후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