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 눈가림…눈 깜짝할 새 수십억 왔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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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온라인 합법업체 TCASINO.’ 11일 오전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 친목카페를 통해 들어간 A인터넷 도박사이트. 합법이라고 선전한 이 사이트는 그러나 막상 들어가보니 바카라, 블랙잭 등 카지노 불법도박은 물론 바다이야기, 신천지 등 오락실용 도박이 쉴새없이 돌아갔다.

‘24시간 만족 콜센터’, ‘안전계좌’, ‘출금보증보험가입’ 등 합법을 가장하는 문구가 요란했지만 모두 눈가림용이었다. 1회 최대 3000만원까지 베팅이 가능해 순식간에 수십억이 도박자금으로 거래된다는 사실을 짐작케 했다.

이 같은 인터넷 도박사이트는 쉴새없이 날아오는 스팸 메일과 문자메시지, 또는 대형포털사이트 카페에 올려진 홍보글을 통해 일반인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인터넷 도박 사이트들이 벌어들이는 ‘온라인상의 불법 노다지’는 최소한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수사 당국이나 전문가들의 얘기다.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 도박은 대포계좌를 통해 현금거래가 대부분이다. 대포계좌를 통해 현금을 입금하면 사이버머니가 충전되고, 도박수익은 참가자가 원하는 계좌로 다시 송금되는 방식이다. 도박사이트는 범죄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민번호 등 신상입력은 없애고, 아이디와 비밀번호,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가입을 유도한다. 지난 2월에는 경찰이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현금 11억원을 여의도백화점 물품보관업체에 맡긴 사이트 운영자를 체포하기도 했다. 도박 사이트의 운영은 치밀하다. 일단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버를 주로 해외에 두고 운영할 뿐 아니라 도메인 주소도 평균 3주마다 한 번씩 변경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

예컨대 지난 3월22일 충남에서 경찰에 검거된 도박사이트 운영자는 스포츠토토 공식 온라인 발매 사이트와 유사한 불법 사이트를 일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다. 충전과 환전을 하는 사무실은 중국에 만들어놓고 회원별 전용 비밀 계좌를 이용해 운영했다. 이들은 국내외 각종 스포츠 운동경기의 승부 결과에 베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1년 동안 130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이용권·김영주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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