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일본의 전력난을 지원하기 위해 이동식 발전설비와 기술진을 파견키로 했다. 외교통상부와 현대중공업은 21일 동일본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심각한 피해를 본 일본 재난 지역의 전력난을 덜어주기 위해 현대중공업에서 제작한 ‘이동식 발전설비(PPS:Packaged Power Station)’ 4대와 기술진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발전설비는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엔진을 주기관으로, 발전기 구동에 필요한 설비를 40피트급 컨테이너에 담아 손쉽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 ‘패키지형 소규모 발전소’다. 1대당 1.7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4대를 투입할 경우 약 2만60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외교통상부는 “약 10일 이내에 일본 내에서 실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가 슈퍼볼에서 사용되는 발전기를 일본에 긴급 지원한다는 소식을 접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김황식 총리에게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정 전 대표는 “미국 발전설비가 일본까지 수송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이동식 발전설비를 긴급 지원하는 게 좋겠다”고 김 총리에게 제안했다.

일본 정부 역시 발전설비 지원에 관심을 보여, 도쿄전력과 현대중공업 책임자들이 전화협의를 통해 발전설비 파견에 합의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현재 일본정부와 수송방법이나 배치지역 등 세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이 발전설비를 원전사고를 겪은 후쿠시마(福島) 지역에 투입, 원자로 냉각수 가동을 위한 전력공급에 사용할 예정이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인근 주민들을 위해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이동식 발전설비는 지난 2005년 쿠바 정부가 544기를 도입, 현재 쿠바 전체 전력의 35%를 생산하고 있으며 쿠바 10페소화 지폐도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