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먹을거리의 일본 방사성 물질 누출 우려는 막연한 걱정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방사성 오염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국내 먹을거리는 물론, 일본 수입 먹을거리도 검역 통관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안전하다”며 ‘근거 없는 소문에 소비자들이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일본 방사성 물질 누출 이후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명태 등 일본 수입식품의 판매량이 급감했다. 또 ‘요오드가 방사능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요오드가 함유된 소금, 해조류 식품 등은 물론, 요오드제의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는 양상이다.

임경숙(식품영양학) 수원대 교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유럽의 우유 구매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던 것처럼 우리도 일본 방사성 물질 유출로 전반적인 식재료 공포가 생겨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과도한 걱정”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현재 수입된 농산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림수산식품부의 검역 통관 절차를 거쳤고 향후 검역 시스템을 강화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며 “한반도는 일본에서 반경 200㎞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 오염 가능성이 없으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또한 오염에서 안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사선 피폭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요오드의 과다 복용도 경계했다. 요오드가 마치 ‘방사능에서 100% 안전해지는 마법의 약’처럼 피폭 피해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요오드를 과다 복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운(핵의학과) 해운대백병원 교수는 “해초류와 어패류를 자주 섭취하는 한국인들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평균 요오드 섭취 권장량의 10배 수준인 0.15㎎을 섭취하고 있어 소문처럼 김, 미역 등을 매일 먹는다 해도 큰 영향이 없고 피폭을 우려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며 “피폭 피해자들의 경우 요오드 성분이 130㎎ 함유된 ‘포타슘 아이오다이드 정제’를 먹어야 하는데 이를 정상인이 평상시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의동(약학) 중앙대 교수 또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에 올 확률은 제로”라고 전제한 뒤 “염소를 요오드로 대체한 소금을 먹을 경우 요오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되레 평소보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고혈압의 위험을 초래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서정·박정경·유민환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