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원자력발전소 방사선 누출사고를 계기로 국내 축수산 식품의 방사성 물질 잔류 기준 재정비와 출하 및 유통금지 등 축수산물 안전 매뉴얼을 새로 만드는 방안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일본산 식품과 공산품의 방사선 오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커짐에 따라 국내 주요 유통업계가 판매·수입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2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일본산 축수산물에 대한 방사선 오염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방사선 검역기준과 검사인력, 기자재, 매뉴얼 등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원점부터 재점검해 대책을 세우기로 하고 전문가 풀(Pool)을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박철수 농식품부 소비안전정책관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원전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해 방사선의 국내 식품잔류 기준과 검사 시스템, 매뉴얼을 세밀하게 점검해 매뉴얼을 보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식품에 대한 방사선 검사 기준은 식품위생법에 정해진 방사성 물질 잔류기준을 준용해 인체에 가장 유해한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 등의 잔류량을 파악하고 있으며 검사기준을 넘으면 폐기 처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방사선 유출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거의 없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정한 원전시설 문제 발생시 국민행동요령 외에 식품파트에 대해서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매뉴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량 농산물이 출하된 밭에서 기준치보다 높게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을 때 출하연기나 금지, 타 용도 전용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앞으로는 특정지역을 조사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지역 농산물 전체에 대해 유통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유통업체 가운데 롯데마트는 일본산 식품 등에 대한 소비자 불안 등을 감안해 22일부터 일본산 생태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진 직후부터 생태와 꽁치 등의 수입·판매를 중단했다.

이민종·박민철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