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제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세계 제조업계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17일 부품 부족으로 다음 주에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GM은 이날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슈리브포트 공장의 픽업트럭 생산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쉐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년’ 등 2가지 픽업트럭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GM은 성명을 내고 “다음 주 1주일간 슈리브포트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생산을 재개할 방침이며, 이들 차종은 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GM의 생산 중단이 다른 차종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에 맞서 GM이 내놓은 전기자동차 ‘볼트’는 변속기를 일본 부품에 의존하고 있어, 일본 공장이 멈추면 함께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크라이슬러의 경우 아직까지 생산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지만 댄 노트 구매담당 부사장은 “날마다 일본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으며, 일본에서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자동차 생산이 멈출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자동차시장 조사기관 IHS 오토모티브의 애널리스트 트레이시 핸들러는 “이렇게 빨리 북미지역 공장에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국가들에서도 자동차 부품 공급 차질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태국 내 마쓰다자동차 법인은 완성차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혼다자동차 태국법인은 일본제 전자부품 조달이 얼마나 가능한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웨덴 볼보자동차 관계자도 “현재 일본제 부품은 약 1주일을 버틸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며 “생산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