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반도체 업계가 웨이퍼와 회로부품 등의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수입처가 다변화돼 있기는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 웨이퍼 생산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신에쓰화학과 섬코 등 일본 부품공장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반도체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일본 의존도가 더 심한 대만 기업들의 경우 주가가 빠지면서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국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일본으로부터 웨이퍼와 웨이퍼 생산에 필요한 감광액, 적층세라믹콘덴서 등 회로부품들을 수입해 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수입부품 중 30~40%가량을 일본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웨이퍼 등 관련부품들에 대해 한달치가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간안에 부품 재공급이 이뤄지면 별 피해는 없겠지만, 시일이 길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피해를 본 일본내 일부 공장들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신에쓰화학 등 반도체 공장 재가동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공장이 가동한다 해도 불량품 없는 정상 수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 2주가량이 필요한 데다 반도체 공장 정상가동의 핵심요소인 전력 공급도 제한 송전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메릴린치의 반도체 분석가인 다니엘 헤일러는 전세계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때 급등하던 반도체 가격은 하향세로 돌아섰다. 낸드플래시 메모리(16Gb 2Gx8 MLC 기준) 현물가는 지난 15일 4.93달러까지 급등했다가 16일 4.66달러, 17일에는 4.56달러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이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많이 회피해 놓았다고는 하지만 재고 물량이 바닥나는 상황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대환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