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8일로 8일째에 접어들면서 일본 정부와 각국의 구조대는 구조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생존자 구조와 피해지역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폐허로 변했던 피해지역에서 물이 빠지고 도로가 복구되자 구조대원들은 본격적으로 피해지에 진입해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미야기(宮城)현청은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고립된 시민들의 위치를 대부분 확인했다면서 헬리콥터를 통해 구호물자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쓰나미로 파손돼 운항이 중지됐던 센다이공항도 경찰과 자위대원들의 구호물자 수송을 위해 부분적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센다이(仙臺)와 이와테(岩手)현 모리오카(盛岡)시 사이의 고속버스도 17일부터 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호쿠(東北)지역의 아키타(秋田), 야마가타(山形), 후쿠시마(福島)를 포함한 6개 현청 소재지가 모두 도로로 연결됐다.

일본 정부는 연료부족으로 구호품이 피해지에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경제산업성은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니시니혼(西日本) 지역에서 하루 2만㎘, 간사이(關西) 지역에서 1.8만㎘의 연료를 확보해 탱크로리, 유조선 등을 이용해 피해지역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야기현 다가조(多賀城)시 해변 근처에 파견된 우리 119구조대도 방사능 공포에도 불구하고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구조작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휴교령이 내려졌던 피해지역의 학교에서 대지진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 이와테현의 오후나토(大船渡)시의 초·중·고교는 17일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나토고등학교에서는 250여명의 학생들이 자전거 또는 도보로 등교해 수업을 받았다. 이 학교 1학년 아유미 우라시마(16)는 “지진 이후 연락이 안됐던 친구들을 발견하고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나 워낙 피해가 심각한데다 재난 발생 1주일이 넘은 상황이어서 생존자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피해지역에서는 잇따라 시신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이와테현에서는 2000여구의 시신이 확인됐고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서도 870여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일본 경시청이 밝힌 공식적인 사망 및 실종자수는 1만5000명을 넘어섰다. 경시청에 따르면 사망자는 5692명으로, 실종자는 9522명으로 각각 늘었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240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