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사고 피해는 자국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접한 한국·중국·일본 간 원자력 안전협의기구를 만들자.”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원 회관에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영아(한나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일본 원전 사고를 통해 본 국내 원전 안전성’ 긴급간담회에서 박 의원은 한·중·일 안전협의기구를 신설하자고 주장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와 같은 재난이 일어난 경우 국제기구나 일본 원자력안보보안원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박 의원은 “사고가 일어난 이후 정보를 공유하는 것보다 사전에 정보를 나누고 안전 점검 상황을 협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서균렬(원자핵공학) 서울대 교수도 “현실적으로 국가 기밀 시설에 관한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3국이 최소한의 정보를 나누는 공동협의체 구성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원자력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나마 한·중 간에는 사후 정보 공유를 위한 통로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현재 원전 13기를 가동 중이고, 원전은 우리나라 서해안과 맞닿은 중국 동남 연안에 집중 배치돼 있다. 이들 원전에서 사고가 난다면 강한 편서풍을 타고 방사성 물질이 고스란히 우리나라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5월과 10월 중국 광둥(廣東)성 다야완(大亞彎) 원전에서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했지만, 중국 정부는 한 달이 지난 뒤에야 “발전소 바깥으로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은 경미한 규모의 사고”라고 발표해 피해를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국제적 비난을 사기도 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